아제로스의 문을 열며
흑마법사 골드문
찬찬히 wow의 세계로 들어서다.
불타는 군단에서 하겠다고 돈을 내고 3개월 계정비를 2번이나 버린 이후로 와우를 할거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는데...
8 레벨까지 골드 샤이어의 퀘스트를 하면서 돌아다녔어.
죽기도 하고,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하고,
혼자서 달려다니는 것은 아제로스에서도 변함이 없는 것 같아.
흑마법사는 공짜 말이 있다는 것도 있겠지만
솔로잉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선택했어.
단축키도 UI도 메뉴도 어느 것도 익숙하지가 않아.
몹을 잡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엔가 보면 화면이 확 돌아가며 몹에게 된통 얻어맞고 있고
열심히 달리기를 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벽에 엄청 헤딩을 하고 있고
어떤 것도 매끄럽게 돌아가지가 않는다.
잘 하는 짓일까.
결투
어제 6 레벨이 막 되어 마을에 갔는데
도둑 하나가 결투를 신청해 왔어.
결투란 걸 해 본 적도 없지만 뭐 까짓것 하고 '수락'을 했지.
도적은 눈앞에서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고
도적은 저런 스킬이 있구나 하고 될 수 있는대로 멀리 도망갔어.
분명 저넘이 날 찾아 등 뒤에서 칼을 찌르려고 할 건 분명하니까.
스킬이면 분명 제한 시간이 있을 것이고
결국 어디선가 날카로운 칼날이 날아와 몸에 꽂히더군.
그래서 몇 개 안 되는 스킬이지만 데피아즈 단을 잡을 때 썼던 저주를 쓰고, 불화살을 날렸어.
내 피도 간당 간당, 한 방만 더 맞으면 내가 눕게 생겼어.
그런데, '소 뒷걸음치다가 쥐 잡는다'고, 어찌하다 보니 그넘이 먼저 쓰러지더군.
이런 곳이야.
이건 결투니까 상대방의 의사를 묻고 하는 것이지만
이 평화로운 마을을 벗어나는 순간부터는 누군가 내게 와서 결투를 하겠냐고 묻기 전에 칼이 날아오리란 걸 알아.
남에 등에 칼을 꼽는 건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할 수 없다는 걸 알지만
아니 직감적으로 알고 있지만
평화로운 일반 서버를 두고 전쟁 서버로 온 거야.
스스로를 혹독하게 던지고 싶어서일까.
길드
골드 샤이어에서 퀘스트를 받다보니 돼지 공주를 잡는 퀘스트가 있어.
혼자할 수 있는 게 아닌 듯하여 함께할 사람들을 찾았어.
신규 서버라 그런지 사람들이 바글거리지만 혼자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었어.
공주 퀘스트를 하다가 만난 사람들이 자신의 길드에 오라고 하더군.
'길드'
골드문에게 길드는 하나밖에는 없었는데.
집중할 것이 필요했지. 길드에라도 발을 걸쳐 놔야 계속할 수 있지 싶어 길드에 들어갔어.
신세만 지게 될지도 모르지만 이제 이런건 신경쓰지 않기로 했어.
그냥 함께 가는 사람들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길드에 있는 사람들은 이미 다른 서버에서 해 본 경험이 있는 친구들인지
많은 것을 알고 있었어. 궁금하던 것들을 물어볼 수 있는 창구가 생긴 것도 같고.
작은 길드... 그냥 편안한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는 못하겠지만 공대를 뛰는 날까지 꾸준히 해보려고해.
다행이야. 뭔가 집중할 게 필요했어.
리즈님을 만났을 때처럼 난 또 다시 최면을 걸고 있는가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