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을 좋아하지 않아도 나와 파티를 한 사람이 맞는 것을 보면 함께 돌이라도 하나 던져줘야 하는 게 인지상정이지. 골드문에게 있어서는 이 돌이 DOT가 되어 좀 미안하지만 말야.
하루라도 퀘스트를 안 하면 생석에 거미줄치고, 스킬 연마에 녹이 슨다고 할까. 어젠 좀 늦었지만 퀘스트 근성으로 접속했어.
어둠달의 퀘스트는 만년 비놀리아인지 해도 해도 그대로인 것만 같아. 오로노크 형제들의 부탁을 들어주고 다니는데, 사실 이넘의 오크 형제의 부탁을 들어주고 싶은 마음은 별로 없지만 뼈 속 깊이 자리잡은 퀘스트 근성과 용돈 벌이라도 하겠다는 굳은 심지는 맘이 없는 일도 하게 만드는 재간이 있더라고.
불사신 같은 사신도 처치하고, 간만에 롱이가 날라와서 닥치는 대로 몹들을 잡기도 했지. 둘 정도 되면 일단2:6도 처치하는 괴력이 나오더라고.
그런데 저 앞에 얼쩡거리던 호드 전사 하나, 누가 먼저인지는 모르지만 이미 롱이와 싸움이 붙었어. 안 봐도 비디오지, 골드문은 잠시 얼쩡거리다 –때려야 해, 말아야 해, 고민 중 - 뒤 늦게 도트질을 했을 거야. 맞아... 그렇게 했어.
이놈의 전사는 돌진을 해 달려오더니 사정 없이 때리더라고. 그래서 어찌 되었냐고? 한 방이 무지 아파, 2000이 넘는 대미지가 들어오더라고. ‘전사한테 눕는 흑마가 어딨냐?’지만 그런 말 우리는 좀 아끼자고. 헤헤.
예상하는 대로 골드문은 픽 쓰러져주셨지.
그런데 이 호드 넘도 막판에 도트빨이 먹혔는지, 푸시식 하고 쓰러지더군.
무덤 달리기를 하여 부활을 하고 얼른 새에 올라탔는데, 멋진 황천의 비룡 한 마리가 내 뒤를 펄럭 거리면 따라오는 게 아니겠어. 아이디도 몰랐는데, 아까 롱이와 수작을 걸었던 그넘이었어. 그리고 스타킹 같은 기차 놀이가 시작 되었지. 물론 롱이는 마눌님 퇴근시키려 골드문에게 위대한 유산을 남기고 사라져 버린 뒤였고.
하늘을 날며 다음 퀘스트를 체크하고 맵에 표시를 하고 있는데, 한참 동안 골드문을 뜯어보더라고. 뭐, 이리 둘러봐도 저리 둘러봐도 골드문의 허접함은 한 눈에 알 수 있지.
1:2로 싸우다가 흑마를 하나 잡았으면 그래도 선방이건만 그넘은 생각이 다른 것 같았어. 롱이 앞에서는 인사도 주고 받던 놈이 유독 골드문에게 이를 가는 건 무엇일까. 잡고 잡히고가 일상다반사인 아웃랜드건만 좀 유난하다 싶었어.
황천의 비룡을 타고 다니시는 꽤 했을 법한 전사라서 느린 새 타는 골드문에게 창피한 것일까. 무시하고 다시 퀘스트 모드에 들어가서 몹을 잡았는데, 이넘은 골드문이 몹 잡고 있는 곳까지 기어이 따라와서 뒤치기도 마다 않더군. 음, 이놈이 뭔가 꼬이긴 꼬인 것 같아.
그래서 그 질긴 스타킹 같은 넘과 생각에도 없던 기차놀이를 또 하고, 결국 마을로도 갔다가 요가를 만나 다시 퀘스트 여행을 떠났어. 마침 또 그넘과 맞닥뜨린 상황에 복수를 하겠다던 요가와 그넘을 잡았지만 골드문은 흑마 가문에 먹칠을 하며 살포시 썰려 주셨지.
그래도 골드문과의 싸움은 불쾌함일 거야. 스타킹 전사는 골드문을 죽이더라도 골드문의 도트에서 해방되지는 못했거든. 이게 이유일까... 아님 내가 ‘칙칙폭폭’해서 일까.
결국 이런 스토킹스런 시간을 보내고 나서 그 호드 전사,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 ‘감정’을 날리더니 사라지더군. 감정 메시지를 잘 몰라서 그러는데, 뭐 ‘두고 보겠다’이런 의미였던 것 같아.
2:3정도의 전적, 명수도 다르고, 골드문을 사랑하는 호드가 하나 더 생겼다는 것이 살짝 부담이 되긴 하지만 그래도 중요한 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