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드링킹
[France] Chanson Pere & Fils Puligny Montrachet 2003
turnleft
2008. 8. 6. 00:27
Puligny Montrachet 2003 / France > Bourgogne > Cote De Beaune > Puligny Montrachet
Chardonnay 100%
2006 구입
맑고 밝은 호박색에 꼬릿하지 않으면서 오래 묵은 듯한 부드러운 짚 향이 가득하다.
바닐라 향과 서양배를 섞은 듯한 달큰함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우아한 맛에 드라이하지만 깔끔한 뒤끝까지 정말 탄성이 나올만했다.
생각도 없이 무전취식을 하겠다며 넉살 좋게 들이대는 여행자를
성긴 밀짚 모자를 쓰고 밝은 웃음으로 맞아주는 한적한 농장의 점잖은 주인처럼
서두르지도 방정 맞지도 않고 야단치지도 않는 훈훈한 와인이다.
화이트 와인은 먹어도 잘 모르겠고 취향이 아니라 생각했지만 어쩌다가라도 마주하는 것은 저질 화이트 와인 정도였다. 그래서 좋은 걸 한번 먹어보자는 마음에서 멋도 모를 때 사 둔 것이었는데, 딱히 기회도 없고, 스스로가 미덥지 않은 면도 있어 그냥 구석에 쳐박아 두었던 것이다.
더운 여름 날 친한 사람들과 어울려 먹어야지... 이렇게만 생각했었는데, 이놈이 아주 신선하고 멋진 맛을 선사해 주었다. 이참에 샤샨뉴와 바타드도 한번 마셔봤으면 하는 소망이 간절해진다.
내 드링킹 라이프에 정말 "멋지다"는 말을 줄줄 쏟아지게 한 와인이다.
내가 직접 골라서 샀던 와인이라 더욱 기쁘기도 하고.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