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로 말하는 동물들이 있으면 좋겠다고 하던 딸래미에게 드디어 한글판을 쥐어 주었다.
딸래미는 어느새 자신의 왕국을 만들고 즐기고 있었다. 이게 워낙에 흡입력이 강해서 끝나는 시간만 잘 봐준다면 한동안 재미나게 놀 수 있는 게임이 되어줄 것 같다.

며칠전 동숲 할래? 라고 물었을 뿐인데, 득달 같이 달려오더니 한글판 나왔어?하고 되묻는다. 난 오래되어 잊고 있었는데, 영어 마을에서 mori의 과일 따기 심부름이나 하던 딸래미는 한글판이 나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한글판을 기념하야 심심풀이로 만들었던 마을을 지우고 처음으로 돌려놓았다. '귀엽다'는 단어를 좋아하는 딸래미는 '귀염이', 마을 이름도 '귀염이' 마을이다. 참 간편하게도 만드는 구나. 난 닉을 만들때마다 머리를 싸매는데. - -
일단 너구리 상점에서 받은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빙수를 못 찾겠다며 달려왔다. 마을을 온통 뒤져도 빙수가 없단다. B키를 누르고 달리기 신공을 하여 마을을 다 헤집고 다니다가 마을 사무소 뒤쪽에서 빙수를 찾았다.
"엄마는 그렇게 뛰어 다니는구나" 그러더니 다시 터치펜으로 한다.
카펫 배달도, 게시판에 글쓰기도 다 한 것 같더니 이내 가구를 사 들인다. 내가 알기로는 아르바이트 끝낸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그랜드 피아노를 사 들고 있다. 너굴 삼점에 벌써 피아노가 나왔단 말이야?
딸래미는 귀염이 마을을 돌아다니며 나름 즐겁게 지내는 듯 했다. 다시 내게 달려왔을 때는 자기 집 2층에 큰 침대를 놀 수 없냐는 거였다. 아래 층에는 피아노를 두었으니 사실 공간이 없다. 자기 생각으로는 분명 2층에도 놓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무리 해도 안 된다는 거였다.
2층은 저장하는 공간이고 앞으로 여러 명의 친구가 생길 수 있으니 안 되는 곳이라고 말해주니 이내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몰입을 한다.
토요일 저녁 8시면 카페에서 라이브가 있다고 귀뜸해주니 카페에 가서 KK(한글명은 모르겠다) 강아지 연주도 듣고, 음원도 하나 얻어 놨더라. KK 보사노바는 동물의 숲 OST 중에서도 딸래미가 좋아하는 곡이다. (KK 보사노바와 오케스트라 버전)
주말을 보내면서 그 동안 뭘 했느냐 궁금하기도 하여 뭘 하느냐고 물어봤더니 수중에는 1,300벨 정도가 있고, 피아노에 침대에 의자에 집기들도 늘었고, 물론 다 들고 있다. 낚시대와 물조리개도 사고, 어느새 패턴을 그려 옷을 해 입고, 마을 깃발도 바꾸어 놓았고, 고기도 몇 마리 잡고 있었다.
그런데 이놈 하는 걸 보니 내가 하던 것과 사뭇 달랐다.
딱히 뭐 급한 것도 없고 싱글싱글 있는데, 아무리 봐도 제대로 즐기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자기가 좋아하는 가구들을 사고, 너굴 상점 앞에 심어 놨던 꽃도 다 뽑아와 집 안에 장식해 놨으며 나무에서 돈이 떨어진다고 신나서 뛰고, 별자리를 그리고, 그새 커피도 사 먹었으며 복숭아를 따다가 열심히 먹고 있었다. 게다가 물고기는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없냐고 한다.
'음, 복숭아는 따다가 팔고, 고기도 잡아다 팔고, 가구는 좀 나중에 사...' 라고 말하려다가 그냥 하는 것을 보기로 했다. 난 아무래도 돈 버는 것에 열을 올렸던 것 같은데, 그리고도 집세를 갚아갈수록 더 허덕였었는데, 이놈은 전혀 그렇지 않다.
음음... 난 커피 정말 한참만에 사 마셨는데. 200벨도 안 되는 커피를 난 왜 그리 인색했을까.
물론 귀염이도 침대를 이고 살지 않으려면 집을 넓히고 싶을 거다. 그래도 그건 귀염이가 하고 싶을 때 하도록 그냥 놔두련다. 동숲은 사실 졸업한지 오래되었지만 일요일 아침 단지 귀염이를 기쁘게 하기 위해 꿈꾸는 마을의 모리를 만들고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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