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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달랜드 2007. 9. 28. 14:44

팬클럽 인원이 줄었다.
초대회장도 사라지고 총무도 보이지 않는다.
어제는 안티 팬 하나가 사라졌다. ^^;;

장난 같지만 사고 다발 뭉치 골드문을 사랑해 주는 이들이 있어서 유쾌한 시간이다. 다들 직함을 좋아해서(?)인지 앞을 다투어 회장 자리를 넘보거나 붙일 수 있는 이름들은 하나씩 가지고 지들끼리 나눠먹기 하고 있었다. 물론 내 이름은 그냥 장식인 게다. 그래서 더 재미있다.

팬클럽의 장점은 싫으면 떠날 수 있다는데 있단다.

‘보디가드’ 이런 건 끝까지 지켜야 하기 때문에 피곤한데, 팬클럽은 그런 책임감이 없어 편하다나 뭐라나. ^^;;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곳에서 골드문의 스타일을 따라 함께 놀아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유쾌하기도 했고.

현실의 시간을 응축해 놓은 것 같은 아제로스의 라이프에는 성장과 퇴색의 주기가 짧고 빠르다. 뭔가의 정점에 다다르는 시간도 짧고, 정점을 지나 하향 곡선을 타기까지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계속 나아가지 않으면 스스로 도태하기도 쉽다. 골드문의 눈에 비친 아제로스는 제자리 걸음이 없는 곳이다.

사람들은 항상 떠나간다.
드는 이가 있으면 나는 이도 있는 법이지만

아제로스를 벗어나면 아무런 이유도 없어지는 그런 인연들이 덧없다.

애초에 잔정조차 붙이지 않으려 한 없이 가벼이 대해놓고선
하릴없이 주절거린다.

나도 언젠가 소리 없이 사라지게 되는 날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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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녀석들

금달랜드 2007. 7. 27. 17:48

어제 밤에는 암흑 비밀결사의 소환 의식을 중단하는 퀘를 하고 있었어. 스케슬론의 주둔지로 가서 안퀴라스의 쑨과 같은 모양으로 생긴 몹에 지팡이를 사용해야 하는 퀘야. 소환 의식을 하고 있는 주변의 비밀결사들을 다 때려 잡고, 퀘스트 지팡이를 어디서 써야 하나 이리 저리 사용을 하고 있는데, 누군가 하늘에서 뚝 떨어지더니 펑하고 지팡이를 쓰더라고.

 

바로 여기구나! 하고 지팡이를 들었지만, 내 퀘스트 제물도 이미 사라지고 없었어. 길 닦아 놓으니 어떤 나쁜 놈이 먼저 지나가 버린 거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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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언제 스머프에 합류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골드문은 가끔은 닥버로우하고 있는 길원들을 길창에 끌어올려보는 못된 취미가 있다. 몹 잡고, 전장 뛰고, 파티 짜고, 인던 돌면서 뭔가 대꾸하기란 쉽지 않다는 걸 알지만 이런 골드문의 심통 맞은 레이더 망에도 잡히지 않았던 것을 보면 요가는 자신만의 퀘에 심취에 있었나 보다.

그러다 효리 곰, 아니 치타인가… 하여간 그넘의 네 발 달린 어떤 짐승에 이끌려 도착한 지옥불 반도에서 그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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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한 게 인간이라더니 맨날 혼자 하던 것을
다른 사람을 도와준답시고 하니 고역이야.

골드문 보통은 접속해서 오늘 할 퀘 몇 개를 찍어 놓고,
위치를 파악하고 내용을 보는 혼자만의 브리핑을 잠깐 해.
그리고 출동하여 퀘스트를 완료하는 때도 있고
죽다가 죽다가 못 하는 날도 있지.
가끔은 옆에서 같은 퀘를 하는 사람과 파티를 맺어 하기도 하고
때로는 길드에서 누군가 휭~하고 나타나서 퀘를 도와줘서 끝내기도 하고... 뭐 이래.

혼자하는 퀘스트에는 쏠쏠한 재미가 있어서 때로는 다운되기도 하지만
아직까지는 줄타기를 잘 하고 있어.

그.런.데.



사족. 한 가지 그 동안 골드문을 데리고 다녔던 길원들의 고충을 조금 알게 되었단 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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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서버를 이전하면서 이름을 바꿔 달고 나타났지만 그 이름만으로도 바로 두주먹불끈임을 알 수 있었어. 불끈이나 터보나, 백말 궁뎅이나 흰말 엉뎅이나.

 

두주먹불끈, 가슴은터보... 그의 아이디를 보면 뭔가 그의 외침이 녹아있는 것 같은 걸 왜일까. 뭐 이리 터프하고 싶은 게야! 하여간 그는 내가 기억하는 그는 스머프 길드 풀벌레들의 보호자야.

 

자신의 초보 시절이 쉽지 않아서였을까 초보들과 저렙들에게 도우미가 되고픈 스머프 길드의 붙박이 형 의리파 아저씨지. 아마 울 길드의 초보라면 두주먹불끈이란 이름 만큼이나 터프한 그의 손에 이끌리어 인던 한 번 쯤은 다녀왔을 걸.

 

물론 골드문도 그를 따라 인던 구경을 다녔어. 길드 사람들에 이끌리어 간 첫 인던에도 주먹 님이 있었어. 그 이후로 수도원도 갔었던 것 같고, 아탈학카르도 갔던가, 줄파락도 이끌리어 갔고, 인던 퀘는 부지런히 받아 놓으라는 한 마디에 날 잡고 울다만 퀘를 받으러 다니기도 했었어. 물론 그의 인던 인도는 골드문을 직접 끌고 용광로 팟을 뛰어 가덤 이후 와우 확고를 찍은 골드문의 평판 기록을 뿌리 채 흔들어 놓은 사건이 되기도 했지만 말이야. 흐흐.

 

AND

졸리운 아침. 평소보다 10분 정도 늦게 도착해 PC를 켜고 메일 클라이언트를 띄우자 마자 To-do 리스트가 몇 개의 지연된 일정과 오늘의 일정을 알리며 번쩍거리고 있었어. 언제나처럼 메일을 보고 있는데, 메일 중간에 특이한 고문자로 된 제목이 보였어.

‘누가 장난 메일을 보낸 거야...’

‘용케도 보안 망을 뚫고 들어왔네’ 생각하며 지우려고 했는데,

이 수상한 문자들이 흥미롭게 다가오지 뭐야. 첨부 파일도 없고, 바이러스도 아닐 것 같은 것이 한번 열어보고 싶어졌어. 물론 손은 이미 재빠르게 더블 클릭을 하고 있었지. 바랜 양피지가 펼쳐지고 고대 룬과 비슷한 문자들은 밝은 빛을 띠더니  


우히히, 오늘도 즐거운 하루~

AND

가끔 길 창에 돈 달라는 소리가 올라오는 경우가 있다.

딱히 오밀조밀한 맛이나 친근감이 물씬 넘치는 길드 분위기도 아니지만은 이 순간만은 급격하게 냉랭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난 길 창에서 돈 달라는 소리가 올라오는 게 반갑지 않다.

누군가 깨어주길 바라는 정적 같은 시간.

대부분의 경우 말을 꺼냈던 사람의 우는 시늉 ‘ㅠㅠ’으로 끝을 맺곤 한다.

천성이 인색한 사람들은 아닌 것 같지만 다들 암묵적으로 ‘자신의 것은 직접 해!’라는 말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내 생각도 딱히 다르지 않다. 누가 도와준다고 해서 1회 성으로 끝나지 않는 것이란 걸 우리는 알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이런 소리는 다시 들을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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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마의 뇌구조

금달랜드 2007. 5. 15. 17:34

카라잔 서버에서 레벨 8짜리 초짜 흑마 골드문이 바라본 와우는 막막함 그 자체였어. 아제로스란 큰 산은 골드문에게 오지마라 오지마라하고 있었단 말이지. 그래서 그때는 호드 길드라도 친절하게 손을 내밀어 준다면 영혼이라도 팔아먹을 것 같았거든.

 

그때 그들을 만났어. 퀘스트를 하다가 2명 있는 파티에 들어갔는데, 맨땅에 헤딩만 하다가 이들을 보니 단 10분이라도 묻어가고 싶었어. 그래서 다음 퀘도 같이 하자고 껌딱지 같이 달라 붙었어. 발그레하니 통통한 볼에 순진한, 아니 조금은 바보스런 눈을 하고 있는 인간 흑마 골드문은 그들이 내민 손을 덥석 잡았지. 아이디는 뭐였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아무튼 실체는 롱이였어.

 

바로 다음 날인가 10골과 가방 하나를 받아 들고 시답지 않은 고민을 했지.

이런걸 받아도 되나... 이런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가방의 유혹은 100골과 버스를 태워줄 테니 자신의 서버로 오라던 옛 팀원의 유혹 보다도 백만 스물 두 배나 더 강한 유혹이었어. 100골을 과감히 뿌리치고 도도하게 시작한 것과는 달리 가방에 목말라 하고 있었거든.

 

『어린이들, 한번 떠난 자장면은 다시 오지 않아.

어디선가 상실이가 나타나 내게 버럭 소리를 지르는 것 같았어.

 

『그래, 내 앞에 다시 나타난 자장면, 널 그냥 보낼 수는 없어!


그래서 처음 만난 롱이에게 10골을 받아 쥐고는 고맙다 말했어.

그놈 저렙 꼬시는 방법을 아는 놈이구나!’ 하고 말이지.

 

게임을 하다 보면 가끔은 저 탈을 둘러쓰고 있는 인물들이 어떤 인물일까 궁금할 때가 있어. 그래도 굳이 알려고 하지는 않아. 게임의 모습으로 알고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거든. 롱이는 야리한 여자 성기사의 모습 뒤로 곰으로 분한 드루이드가 앉아있을 것 같은 인물이야.


롱이에 대한 골드문의 추리쇼를 한번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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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마적, 이름은 익숙한데 말야

언제 처음 봤을까, 길드에 가입하면서부터 볼 수 있던 이름이어서 그런가 이름만은 익숙하다. 드라마 왕초를 본 적이 없으니 특별히 익숙한 이름도 아닌데. 그냥 골드문 만큼이나 간간히 플레이를 하는 분이려니 했어. 49렙은 저 멀리 하늘 같은 렙이었지만 가덤 이후 좀 달려서 그런지 어느 새 동렙이 되어 있었지.

 

어느 날 만난 곳은 저주받은 땅.

 

이틀 전 전사와 함께 저주받은 땅에 발을 디뎠을 때만 해도 보이는 건 다 잡으면 되는 곳이라 은근히 즐거움으로 넘쳐흐르던 땅이었어. 저주를 받은 곳이건 말건 상관 없단 말이었지. 그런데 이 곳 혼자 뛰어보니 몹은 엄청이 튼실한데다가 잊을만하면 나타나는 공룡 같은 선몹 때문에 은근히 고전을 면할 수 없는 곳이었지.



무두질 조곡은 저주받은 땅에 울려퍼지고  


스킬을 찍으러 아포에 갔다가 다시 이곳으로 향해야 하나 살펴보고 있으려니 구마적 님이 그곳에 있었어. 긴긴 솔로잉 생활에 비슷한 렙의 누군가와 파티를 한다는 건 거의 가뭄에 단비 같은 일이야. 그래서 조용히 가도 될 것을 저 갑니다! 라고 신나라 외치며 저주받은 땅을 향했어.

 

이름에 걸맞게 황량한 곳, 오른쪽 앞 언덕만 넘어가면 마적님이 있겠지. 띄엄띄엄 있는 몹을 피해 언덕의 치마자락을 따라 돌 듯 마적님을 찾아갔어.

 

슥슥슥

 

어디선가 들리는 소리. 사람은 보이지 않지만 몹 소리도 아닌 것이 이 고요함을 가르고 있었어.

 

『마적님, 왔어요!

 

지도를 펼쳐 들면 분명 근처에 있는데, 보이는 것도 없소, 대답이 없어. 가만 보니 작은 노움의 형체가 희미하게 보여. 은신을 하고 있다니... 도둑놈, 아니 도적이셨군!

 

『ㅇㅇ』

 

드디어 답을 하셨어. 그리고 또 다시 들판 저 멀리까지 들릴 것 같은 소리 『스륵 슥슥슥』

 

지금까지 사냥터에서 만난 사람들은 어떻게 비교를 해보려 해도 골드문보다 경험자이자 선배였어. 그래서 보통은 공유하는 퀘가 어느 정도인지 보고 맞춰서 따라가거나 분위기를 보며 전투를 했었는데, 마적님은 짤짤 거리면서 돌아다니지도 않고 말도 많이 아끼는 것 같았어.

 

그래서 분위기를 파악하다 골드문식의 따라쟁이 사냥은 바로 포기하고, 리드를 해보기로 했어. 마적님은 선배가 아니라서 그런 건 아니었다고, 그냥 어디까지나 수줍음 많고 과묵하신 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야.

 

『슬슬 돌면서 아무거나 잡을까요?

 

별 대답은 없지만 이쪽으로 앞서가면 어느새 같은 몹을 잡고 있어. 맘대로 사냥이지만 나름대로 이심전심형 파티라고나 할까.

 

『오호호홋! 이 기세로 몹이 있는 곳을 따라서 저주받은 땅을 훓고 다녀야지. 몹들아 각오해라!

...

 

이런 농담도 통하지 않아.

과묵함, 과묵함, 맞아 ... 그냥 편안함 이라고 해두자고.

내 말을 무색하리만치 허공을 가르는 소리는 몹들의 비명 소리와 이 마저도 은근히 가려버리는...

 

『스륵 슥슥슥』

『스륵 슥슥슥』

『슥슥슥...

 

마적님의 무두질 소리 뿐이었다.

그래, 마적님은 무지무지 과묵한 분이야!

 

『스륵 슥슥슥, 스르르륵 슥슥슥 ...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 아니 무반주 무두 칼질 조곡같은 무두질 소리를 따라 저주받은 땅을
가르며 하루를 보냈지.



운고로에도 예외없이 무두질 조곡은 울려퍼지고
 

며칠 후 분위기 좀 바꿔볼까 하고 운고로 분화구로 향했어.

저주받은 땅은 골드문에게 너무 벅찼거든. 전사와 함께 하거나 파티라면 모를까, 이놈의 몹들이 여행자들에게 굶주린 데다가 튼튼하기마저 해서 오랜 시간을 보낼 수가 없었어.

 

타나리스에서 받은 운고로의 흙인가 하는 퀘인데, 운고로 지대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흙더미를 20개 모아오라는 퀘였어. 운고로가 아무리 험한 들 혼자라도 이 정도는 할 수 있겠지 싶어 찾아갔지. 그리고 가는 길에 함께할 여행자를 찾아보니 의외로 한 두 명씩 모여들었어.

 

쥬라기 공원을 연상시키는 듯한 정글과 공룡들... 유전자 조작이 된 듯한 트리세라톱스나 안킬로사우러스, 티라노 사촌들이 골고루 모여있는 것 같았어.

 

분위기 맘에 들고, 마침 구마적님이 접속했길래 파티의 남은 한 자리에 불러오고 싶었어. 골드문 같은 약골에게만 그랬는지 모르지만 저주받은 땅은 퀘스트를 무한 반복한다는 장점을 빼면 퀘 자체의 무미 건조하여 재미없는 편이거든. 그래서 조금이라도 활기를 띄는 이 곳에 불러오고 팠어. 지루한 곳은 사람을 지치게 하잖아.

 

『마적님, 운고로 오실래요?

 

길드 창에 뿌린 이 메시지는 30만 광년의 은하수를 넘어 지구를 21바퀴 반 돌고 난 후에야 이웃 동네 메아리처럼 내게로 돌아왔어.

 

『ㅇㅇ』

 

간결, 명료하지. 그래서 파티를 맺고, 하고 있던 퀘에 집중하고 있었어. 누군가가 골드문이 흑마란 사실을 일깨워주어 마적님을 소환해 부른 뒤 폭탄 투하를 하듯 운고로 퀘를 공유하고, 고고고를 외치며 몹들을 잡아나갔지.

 

한창 몹을 잡을 때는 모르지만 다들 퀘스트를 하다가 완료할 시점이 되면 몇 개 남았는지 확인하는 게 인지상정이잖아, 그래서 우리 파티의 사람들도 퀘스트 아이템 개수들을 확인하고 있었어.

 

그러다 파티에 늦게 합류한 마적님에게도 질문 공세가 떨어졌지.

그런데 정작 질문 공세의 스폿라이트를 받은 마적님은 시종일관 묵묵부답이야.

 

...

『마적님이 워낙 과묵하세요... ^^;;

 

바로 그 뒤를 잊는 소리는

 

『 슥슥슥...

 

그랬어, 언제 어느 곳에서도 마적님의 무두질 소리는 위대했어.

몹들이 튀어 나오고 어느새 파티는 수다 모드를 잊고 다시 바쁘게 돌아갔어.



잃지 마소, 그 스타일
 

『독타라서... 이해하세요.

 

알고 있었어. 뭐 어때!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좋아.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유유히 무두질을 하는 마적님, 현실을 건너와 아제로스에서 그만의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었어. 난 그 세계가 누군가의 기준에 맞춰 바꾸는 걸 원하지 않아.


‘스륵 슥슥슥’, 어느새 이 소리가 친근하게 들려. 언제 또 다시 스칠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마적님이 그 스타일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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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온이

금달랜드 2007. 3. 21. 11:52

처음 널 만는 날 노란 세 송이 장미를 들고
룰루랄라 신촌을 향하는 내가슴은 마냥 두근두근
생머리 휘날리며 나를 향해 손을 흔드는 너
머리에서 발끝까지 나를 사로잡네 이야예로
- 일기예보 '니가 좋아'
+   +   +   +   +   +   +   +   +   +   +   +   +   +   +   +  

늦은 저녁마다 아제로스의 나홀로 달리기는 쉽지 않았다.
붉은 마루에서의 지치는 무덤 달리기와
거길 어찌 벗어나볼까 하고 갔던 그늘 숲의 우울함
저습지까지 갔을 때는 이미 지쳐있었다.

저습지에서 이틀을 버텼을까
고대 유물을 수집하고, 부싯돌 조각을 모으고...
다시 퀘를 할 사람을 찾아서 외치기를 하다가 한 파티를 만나게 되었다.

비슷한 레벨에 조금씩 다른 저습지의 퀘들을 가진 사람들
아직 저습지에서 해야할 많은 퀘스트들이 있었던 때였다.
우린 각자가 가지고 있는 퀘스트를 공유하고
시온이란 성기사를 따라 정예 3종 퀘를 모두 밀어버리고
탄돌 교각까지 달려갔다.

탄돌 교각의 퀘를 마치고 왔을 때는 이미 새벽1시를 향해가고 있었고
평소 하는 리듬과 달리 너무 달려서인지 이쯤에는 거의 지쳐있었다.
그래서인 넘들 집는 아이템도 집어오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런 골드문이 한번 더 다녀올 수 있도록 배려를 해 주었던 친구다.

그 다음은 다시 그늘 숲에서 만났을까...
장의사의 신부 ... 뭐 이런 퀘를 할 즈음이었던 것 같다.

시온이란 친구를 포함해 파티를 짜고 있었는데
길드의 법사 친구하나가 잠시 들러 퀘를 도와주겠다고 왔던 때다.
물론 그런 수고 안 해도 된다 말려도 잠시 들르는 거라고 하더니
진짜 3개 정도 되는 퀘를 '잠시'동안 마쳐 버려서 더 어이가 없기도 했었다.
잠시, 잠시, 잠시, 잠시, 잠시, .... 아아아아악! 이건 사기다! ㅠㅠ
나에겐 진짜 2박 3일 감이었는데...

그리고 또 언제였을까
힐스브래드 구릉지에서도 만날 수 있었다.
2-3렙 차이다 보니 퀘스트 하는 곳이 비슷한가 보다.

퀘를 줄줄 꿰고 있어서 골드문은 거의 따라다니는 것으로 그 몫을 다하고 있었는데,
던 모르 어디 쯤에서 일까... 아님 어디인지... 화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없던 그때
여러 번 만났으니 통속명이라도 하자며 바로 자신의 나이와 이름을 알려줬다.
열 서너 살이 더 어린 친구... 나이 많은 아줌마라하니 말을 놓으라 한다.

와우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은 대부분 젊은 친구들이었겠지만
습관대로 존칭을 쓰는 것이 편하다.
길마가 1달도 넘게 말을 놓으라고 하지만 쉽게 놓아지지가 않았던 때였으니까.

누군가에게 신경 쓰이는 대상이 되기도 싫어 그냥 조용히 있고프기도 했고
젊은 친구들이 즐기는 것을 방해하고 싶지도 않은 것도 있어서
그냥 조용히 있으면서 가끔 막힐 때 '저기요..' 하면서 물는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2달여 기간 와우에서의 이런 소극적인 플레이와
무슨 이유인지 쉽게 놓아지지 않던 부담감들이
이 어린 친구로 인해 깨지게 됐다. ㅎㅎ

어떤 때는 냥꾼으로 어떤 때는 사제로
자기에게 얼마 남지 않은 한정된 시간을 즐길 수 있는 만큼을 모두 즐기 보려는 친구 같았다.
게임을 즐기는 멋진 친구... 첫 파티를 뛰고 이미 팬이 되어 버렸다.

게임은 시공과 나이를 초월하여 친구를 만들어 주는 공간이다.
피곤한 저녁, 뭔가를 찾아간 아제로스에서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이런 친구들의 한 두마디 조언으로

낯설고 생경한 그곳을 하나씩 탐험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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