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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chessa Lia Barolo 2003 / Italy > Piemonte > Barolo
네비올로 100%

듀게세 리 바롤로, 저렴한 바롤로.

벽돌색이 도는 진한 적빛에 살짝 도는 흙 냄새, 약한 꽃 향기, 피자두 같은 향이 돈다.

가격이 어찌되건 바롤로 앞에만 서면 마비되는 나를 본다.

바롤로란 이름만 대하면 감각기관과 머리가 정지되는 것인지 맛과 향을 도통 기억해 낼 수 없다. 기억해내기는 커녕 마시고 있는 순간에도 이게 뭔 맛인지 어떤 느낌을 주는지 사실 잘 구분되지 않는다.

바롤로가 뭐냐고 묻는다면
그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만 대답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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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eau Tour de Peyreau 2004 / France > Bordeaux > Saint-Emilion
AOC Saint-Emilion Grand C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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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럼군 출장길에 업어온 와인

보르도스런 와인이지만 내가 주로 보르도에서 느끼는 꼬릿한 뭔가는 없는 와인이다.
화려하지 않은 꽃을 수 놓은 수수한 실크 스카프 같은 부드러움이랄까.
중강 정도의 바디가 느껴지는 무난하고 편안한 맛이다.

난 무난하다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는데, 이 무난함은 이태리의 것들과는 조금 다른 것 같다.

궁금해서 포도 품종을 찾아 봤더니 메를로 50%, 까베르네 프랑 35%, 까베르네 쇼비뇽 15%로 이루어진 와인이다. 포도 품종을 보니 내가 느낀 무난함이 메를로와 까쇼, 까프의 적절한 혼합에서 오는 다듬어진 맛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뭐 이건 순전히 개인적인 느낌이다. 섞는다고 해서 다 부드러워지는 것은 아닐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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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lf Blass Presidents Selection Cabernet Sauvinon 2004 / Australia > South Australia

울프 블라스의 레이블, 알아두면 더 친근할 듯
Platinum > Black Label > Gray Label > Presidents Selection > Yellow Label > Red Label > Eagle Haw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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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ligny Montrachet 2003 / France > Bourgogne > Cote De Beaune > Puligny Montrachet
Chardonnay 100%
2006 구입

맑고 밝은 호박색에 꼬릿하지 않으면서 오래 묵은 듯한 부드러운 짚 향이 가득하다.
바닐라 향과 서양배를 섞은 듯한 달큰함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우아한 맛에 드라이하지만 깔끔한 뒤끝까지 정말 탄성이 나올만했다.

생각도 없이 무전취식을 하겠다며 넉살 좋게 들이대는 여행자를
성긴 밀짚 모자를 쓰고 밝은 웃음으로 맞아주는 한적한 농장의 점잖은 주인처럼
서두르지도 방정 맞지도 않고 야단치지도 않는 훈훈한 와인이다.


화이트 와인은 먹어도 잘 모르겠고 취향이 아니라 생각했지만 어쩌다가라도 마주하는 것은 저질 화이트 와인 정도였다. 그래서 좋은 걸 한번 먹어보자는 마음에서 멋도 모를 때 사 둔 것이었는데, 딱히 기회도 없고, 스스로가 미덥지 않은 면도 있어 그냥 구석에 쳐박아 두었던 것이다.  

더운 여름 날 친한 사람들과 어울려 먹어야지... 이렇게만 생각했었는데, 이놈이 아주 신선하고 멋진 맛을 선사해 주었다. 이참에 샤샨뉴와 바타드도 한번 마셔봤으면 하는 소망이 간절해진다.

내 드링킹 라이프에 정말 "멋지다"는 말을 줄줄 쏟아지게 한 와인이다.
내가 직접 골라서 샀던 와인이라 더욱 기쁘기도 하고.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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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eau Valoux 2004 / France > Bordeaux > Pessac-Leognan
Merlot 50%, Cabernet Sauvignon 35%, Cabernet Franc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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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또 발루, 색은 메모를 안 해놔서 할말이 없고, 바디가 무시 못할 정도로 무겁게 느껴지는 와인.

페삭 레오냑 와인을 먹을 기회가 많지는 않았는데, 물질펀한 피자두 아니 피체리 같은 그윽한 향이 코속을 파고드는 것이 한마디로 죽여준다.

난 왜 이런 질펀하고 무거운 와인에 자꾸 끌리는 것인지
이런 놈들을 만나면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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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

이런저런 일상 2008. 7. 25. 15:08
쿼사마가 분양해 준 새끼 손톱보다도 작던 달팽이 네 마리
미칠듯이 상추잎을 먹더니 이젠 4cm 정도 된다.

가끔은 달팽이 집 앞에 예슬이와 둘이 앉아 만담을 나눈다.

나: 들어봐, 상추 먹는 소리 난다.
예슬: 응, 진짜. '싸각, 싸각' 소리가 나.
나: 저 입 봐... 에어리언 같아.
예슬: 잰 똥도 먹나.
나: 아냐 그냥 지나가면서 싼거 뭉게고 가는 것 같은데.
예슬: 얘들은 좋겠다.


...

이렇게 한참 어쩌고 저쩌고 얘기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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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eau Batailley 1999 / France > Bordeaux > Pauillac

Grand Cru Classe 5등급

토요일 로비 군 부부가 오디오를 들으러 온다고 했는데, 새 캐릭터를 미리 만들겠다는 플럼 군도 합세하여 갑자기 술판이 벌어졌다. 술판이라고 하기엔 소소한 자리였지만 플럼 군이 지난번부터 먹자고 벼르기만 하던 바타이를 들고와서 대낮부터 한잔하게 되었다.

로비 군 부부는 서브 시스템을 업어갈 자세로 집에 와서는 메인인 Creek 앰프를 업어갔다. 날을 세운 듯 섬세한 소리를 전해주던 인피니티와 Creek 조합은 이제 로비 군 집에나 가야 듣을 수 있는 것이다. (2008-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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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롤로 피오 체사레 2003 / Italy > Piemonte > Barolo / 14.5%
맑고 선명한 석류 빛, 복잡한 과일 향과 꽃향기. 사진은 안 찍었다.

와인의 왕이라는 바롤로, 이쯤 해서 한번 마셔주셔야지 않을까, 이런 컨셉으로 바롤로 모임이 성사되었다. 피에몬테의 바롤로 지역에서 나오는 넘들만도 워낙 많은지라 가격대를 설정해 놓고, 이 범주에서 기교를 부리지 않고도 마실만한 것이 있는 것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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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rojbleo 2002 Gulfi / Nero d'Avola / Italy > Sicilia


굴피 시리즈는 빈앤빈 시칠리 와인 시음회에서 여러 병 딴 것 같은데, 기억에는 남아있는 것이 없다. 시칠리는 내 고향 바닷가도 아닌데, 왠지 친근하다. 어느 저녁에 딸지 모르지만 일단 한병 들고 왔다.
레뱅드매일에서 딱 맘에 드는 것을 보이지 않아서 물어봤더니 이태리 와인 컬렉션을 교체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프랑스와 칠레에 밀려 개성 강한 이태리 와인이 환영받지 못한다고 한다. 이런이런. 덕분에 생각보다 할인율이 높았던 넘인데, 굴피도 퇴출 당하는 넘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니 아쉽기 그지없다. 데일리 와인의 가격대가 넘 올라가면 안 되는데, 좀 저렴한 넘들이시여 들어오소서.

(2008-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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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3월

이런저런 일상 2008. 3. 5. 17:04
3/4 | 0.9km | 10:00

슬슬 여유있게 하려고 했는데, 실패. 건조함이 하늘을 찔러서 그러는지 한겨울 보다 정전기 발생이 심해졌다. 덕분에 트래드밀 위에서 낙사할 뻔 했다. 간혹 멈춰서는 경우에도 적절한 순발력이 나온다 싶었는데, 어제는 정말 예상외의 정지로 놀랐다. 이거 원 위험해서... 빨리 따땃한 봄이 되어야 밖으로 나설텐데, 밤 늦은 시간은 여전히 춥다. 베란다란 공간도 춥기는 매한가지지만 밤공기와 함께하면 집보다는 낫지 싶다. (2008-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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