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으로'라는 이름을 붙이긴 뭐하지만 '게임'이라고 이름 붙은 것 중에 예슬이가 처음하게 된 게임은 '이코'이다.
원래 내가 해보려고 일부러 구해서 집에 가져간 것이었다. 그런데 내가 하는 것을 흥미롭게 보더니 아빠가 할 때는 폭 빠져서 예슬이도 하겠다며 나서서 시작하게 된 것이다. 2004년이니까 예슬이가 5살되던 해다.
예슬이는 처음에 패드를 조작하는 것도 쉬워보이지 않았었는데, 어느 덧 창문으로 기어올라 가기도 하고, 밧줄도 잡을 수 있었다. 도깨비가 나오는 부분은 아빠를 찾아야만 했다. 우리 집에서의 게임은 아빠와 같이하는 것이다.
물론 어린 아이가 이런 걸 하다보니 좋지 않은 점도 있었다.
일단, 밤에 도깨비가 나와서 무섭다고 울면서 깬 적이 있다. 사실 무서운 매체는 늦게 접할 수록 좋은데... 뭐 이미 다른 면에서 접하는 것도 많았으므로 걸리지만 그냥 지나갈 수 밖에 없었다. 예슬이를 달래서 무서운 것이니 하지 말자고 해보기도 했지만 느리게 나마 한 걸음씩 진행을 하고 있었다.
유치원 친구들을 만나서도 내가 이코할게 니가 요르다해라... 라는 친구들은 알아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프리큐어나 미루, 아라가 되라는 얘기는 너무나 잘 통하지만 이코를 알게 뭐냔 말이다. 이러다가 전혀 다른 세계를 꿈꾸고 사는 건 아닐지 살짝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이 걸렸는지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아빠의 도움을 받은 부분도 많고... 여러 번의 세이브와 여러 날이 지나서 이코의 엔딩을 보고야 말았다. 나보다 먼저 엔딩을 본 것이다.
이후의 영향이라면 예슬이는 그림이나 이야기를 자주 만들고 그리는데, 그 무렵의 그림들에는 항상 이코가 등장했다는 것 정도. 해독이 좀 힘든 그림이었는데, 이코의 엔딩 장면을 그려서 준다거나 이코의 이야기를 해주곤 했다.
그 이후였을까 서점에 가니 미야베 미유키가 이코 OST를 듣고 썼다는 이코 책이 나와 있었는데, 예슬이는 그 책을 사야한다며 우기기도 했었다. 그래서 좀 더 크면 그때 사서 보자고 달래서 데려와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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