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 되면 수줍게 인사를 나누던 사람들과 호드를 잡고
인던에 가고, 필드를 달리고, 공대를 뛸 수 있을까.
그들을 위해 생석을 만들고 영석을 걸고 소환을 하는 거라면
그게 나의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라면 전혀...
전혀 지루하지 않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갈길이 멀어 잠시 하늘을 봅니다. by 골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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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제주도로 36렙 흑마는 수도원으로
호드에게 열심히 썰리면서도 잊혀진 땅을 달렸던 것은 미뤄만 놓았던 흑마 퀘를 한 것도 있지만 수도원에 갈 구실을 마련해 줄 퀘를 받기 위해서였어.
『30렙 후반에는 수도원』이 말을 듣고, 『수도원에 가야 하는가 보다』라고 생각했고, 나도 가야겠다고 맘을 먹었지.
별거 없어. 그냥 단순하게 『뭐 해야 해요... 』하면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골드문이야.
보통 길드 사람들과 간다 길래 용기를 내 언제 시간되면 같이 가줄수 있냐고 예약을 해 놓을까 하다가 같은 렙들과 뛰고 싶어서 내가 말을 꺼냈다 그냥 집어 넣었어.
두근 두근 콩닥 콩닥, 인던 파티를 구하고
'퀘스트 실패'라는 힘 빠지지만 새로운 경험도 해 봤고, 다른 날보다 조금은 일찍 접한 편이라 수도원 가는 파티를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았지. 파티 찾기를 걸어 놓으니 바로 파티에 들어갈 수 있더라고. 그런데 시간이 한참 지나도 다른 사람들은 오지 않길래 물어보니 같이 있던 사람은 34렙이었는데, 만렙 같은 사람한테 도와달라고 해서 가려고 하더라고. 난 그냥 파티를 원했던 거라 인사를 하고 나왔어.
그래서 외치기를 해 봤는데, 금새 귓말이 와서 파티에 합류했어. 인던 경험이 많지 않은 터라 조금 떨리기도 하고, 과연 어떤 몹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하기도 했지. 첫 인던인 폐광에 갔을 때는 3번이나 전멸하고 결국 포기를 하고 나왔었거든.
『두근 두근, 콩닥 콩닥!』 기분 좋은 떨림.
그런데 입구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같은 길드였어. 듣자 하니 밀어주기를 하는 것 같았어.
그리고 친절하게 내가 해야 할 일까지 알려주더라고.
『흑마님은 성기사한테 영석 걸어주시고, 생석 좀 간간히 돌려주시고, 수도사 잡아오면 광 좀 해주세요. 그리고 보이드는 끄세요.』
무지 친절하지, 나 같은 초보자에게 인던의 생활 수칙까지 일일이 알려주니.
광 파티는 시작되고
중간에 수도사들이 너무나 때로 몰려서 한번 전멸을 하긴 했지만 영석 부활을 해서 다시 평정을 되찾았고 수도원 탐험도 그리 버겁지 않았어. 복잡한 구조물인 것 같던 수도원도 그냥 따라가서 불의 비를 뿌려주고, 가끔 생석을 만들어 주고, 열심히 루팅을 하면 됐거든.
거기에 누가 있었는지 진짜 수도원 같았는지, 수도사들이 사악했는지 그런 건 전혀 기억나지 않아. 그저 성기사의 망치가 크구나 하는 것과 달리기도 잘하는 구나... 하며 성기사 양반의 발 뒤꿈치만 쳐다보고 다녔지. ^^;;
중간에 파란색 마법봉이 하나 나왔는데, 이건 그 길드의 어떤 이의 몫이었어.
아기 자기 분위기 좋게 길드 사람들이 온 분위기도 아는 터라『이 마법봉은 누나 꺼야』라고자기들끼리 말할 때도 보기 좋다 싶었어.
그런데, 이 한마디가 정말 날 아프게 했어.
『흑마님은 파템 나오면 말씀하시고, 다른 건 맘대로 가지세요.』
난 남의 길드 팟에 끼어서 쉽게 뭘 좀 해보겠다고 거기에 간 게 아니었거든. 그게 있어야 내가 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내 생각 같은 건 전혀 안중에도 없는 저 말이 날 참 아프게 하더라고. 그냥 자기들끼리 왔으면 더 좋잖아.
그리고 나중에 파란색 모자가 하나 나오자 아주 친절하게도『 흑마님 필요하시면 쓰시던지요.』라며 인심을 쓰더군.
사람들이 왜 인던에 가는지 아주 간명하게 설명하는 것을 본 것 같았어. 그리고 아이템을 맞춰준다는 의미와 왜 친한 사이인데도 사제와 흑마가 같이 갈 수 없는지... 그리고 내가 놈리건에 갔을 때 파란색 아이템을 집어선 안 됐는지를 명확하게 알게 되었지. 뭐 놈리건 땐 내가 좀 개념이 없었지만 ^^;;
주머니는 두둑해졌지만
아포에서 상인에게 들러 가방에 있는 물건을 내다 팔았는데, 6-7골은 넘는 것 같더라고.
처음 10골을 만들었을 때, 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라. 사실 어제까지도 가방에 든 돈을 보며 뿌듯했거든. 그런데 오늘은 그다지 기쁘지가 않더라. 그냥 ‘생석, 영석, 불의 비’라는 흑마 기술을 가지고 수도원 알바를 뛰고 온 것 같이 피곤하더라고. 애초에 알바라는 걸 알고 뛰었다면 이러진 않았을 것 같은데.
이제 파란 아이템이 좋다는 것쯤은 알게 됐지만 그래도 욕심 내 본적은 없어. 골드문이 살아가는 데는 그리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거든. 뭐 나중엔 돈도 필요하겠지.
골드문 생각에는 흑마는 자체가 보물이야. 몸뚱이 하나면 많은 것을 할 수 있거든. 피를 마나로 만들기도 하고, 생석 만들어 피 채우고, 마법봉을 쓴 지는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아이템은 얼마든지 주워서 쓸 수 있다고.
매번 쓰러지고 죽고, 묘지부터 달리기를 20번 한다 하더라도
내가 가고픈 곳에 그리핀을 타고 날아갈 수 있는 자유로움이 있고,
내가 한번쯤 같이 뛰어달라고 조르면 달려와 줄 것 같은 사람들도 있기에
혼자서 달리는 아제로스지만 기죽을 필요는 없었는데.
오늘은 이놈의 수도원 팟이 조금 다운되게 만드네.
그래서 말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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